[People of Kai] Marketing 박현식님
People of Kai는 카이헬스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문제를 마주하고,
어떤 방식으로 제품과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카이헬스의 제품은 AI 모델, 제품 기획, 디자인, 개발, 고객 지원, 사업개발, 마케팅, 데이터 분석 등 여러 직무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각 구성원의 이야기를 통해, 난임 의료 AI 제품이 실제 임상 현장에 닿기까지 어떤 고민과 과정이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제품의 가치를, 시장이 이해하는 언어로 바꿉니다
Marketing 박현식님

Q. 현재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헬스에서 마케팅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외 학회와 전시 같은 오프라인 마케팅부터 홈페이지, 링크드인,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 채널 운영, 브로슈어와 리플렛, X배너, 환자용 자료, 웨비나, testimonial, 캠페인 기획까지 제품을 외부에 전달하는 여러 접점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제 역할의 중심은 단순히 채널을 운영/관리하거나 제작물을 만드는 데 있지는 않습니다.
본질적으로는 Vita Embryo의 가치를 누구에게 어떤 언어로 전달해야 설득력이 생기는지 정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의료진, 병원, 연구자, 파트너, 환자가 궁금해하고 니즈를 느끼는 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도 대상에 따라 메시지의 구조를 계속 바꿔야 합니다.”
Q. 카이헬스에서 마케팅은 어떤 역할이라고 보시나요?
“카이헬스의 마케팅은 제품과 시장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Vita Embryo는 기술적으로는 AI 제품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의료진이 납득하고, 병원이 도입을 검토하고, 환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의미가 생깁니다.
그래서 단순히 ‘AI가 배아를 분석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죠.
어떤 임상적 근거가 있는지, 기존 배아 평가 과정에서 어떤 참고 정보를 줄 수 있는지, 병원 워크플로우 안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같이 설명해야 합니다.
결국 마케팅은 제품의 기능을 알리는 일을 넘어, 제품이 시장에서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Q. 의료 AI 마케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운 건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기 전에, 먼저 ‘누구에게 어떤 가치로 말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정의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Value Proposition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전 단계에서 고객을 나누고, 각 고객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특히 Vita Embryo는 병원 안에서도 의사, embryologist, 외래/간호 인력, 병원 경영진, 환자처럼 여러 이해관계자가 함께 얽혀 있는 제품입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의사 선생님은 임상적 근거와 효용을 보고, 연구원분들은 실제 워크플로우와 결과 해석을 보고, 환자는 ‘이게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메시지로 모두를 설득하기는 어렵고, 고객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메시지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고객 정의는 책상 앞에서 오래 고민한다고 갑자기 선명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 고객을 만나고, 병원 현장에서 질문을 듣고, 학회에서 의료진이나 파트너들과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감을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 지식과 관점도 계속 넓어지고 있고요.
물론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가치를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너무 기술적으로 말하면 고객이 멀어지고, 너무 쉽게 말하면 제품의 깊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의료 AI 마케팅은 ‘정확한 표현’을 찾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정확한 고객’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의료진 대상 메시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의료진 대상 메시지는 ‘이 제품이 좋다’보다 ‘언제, 왜 써볼 만한가’를 설명하는 쪽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ita Embryo는 배아 평가를 보조하는 AI 솔루션이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는 어떤 환자에게 권할 수 있는지, 어떤 배아 선택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지, 기존 Gardner grade나 embryologist의 판단과 어떻게 함께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AI 점수를 제공한다고 말하기보다는, 형태적으로 비슷한 배아들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고민하는 경우, 이식이나 동결 순서를 정해야 하는 경우, 환자에게 배아 상태를 더 구조화해서 설명해야 하는 경우처럼 실제 사용 장면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만들려고 합니다.
의료진이 제품을 기능이 아니라 ‘내 진료와 상담 안에서 어떻게 쓸 수 있는 도구인지’로 이해할 수 있어야 설득력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Q. 학회나 해외 시장을 직접 보면서 얻는 인사이트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학회나 해외 출장은 단순히 부스를 운영하거나 리드를 모으는 자리가 아닙니다.
시장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기회입니다. 어떤 국가에서 어떤 주제가 주목받고 있는지, 의료진들이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경쟁사들은 어떤 메시지로 자신을 설명하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특히 Vita Embryo처럼 아직 새로운 카테고리에 가까운 제품은 시장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어떤 곳에서는 임상 근거를 더 중요하게 보고, 어떤 곳에서는 워크플로우 적용 가능성을 더 묻고, 또 어떤 시장에서는 현지 파트너나 KOL 네트워크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런 차이를 직접 보고 나면, 하나의 메시지를 번역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시장마다 설득의 순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Q. 시장 조사나 경쟁사 분석은 마케팅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시장 조사나 경쟁사 분석은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서 어떤 언어로 싸워야 하는지 정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사가 어떤 기능을 강조하는지, 어떤 가격 구조를 쓰는지, 어떤 근거로 의료진을 설득하는지를 보면 시장이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보입니다.
그러면 저희 회사가 가진 강점도 그 안에서 더 선명해집니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부분과 어디에서 만나는지, 어떤 메시지는 더 조심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장을 보는 일은 마케팅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BD, CS, 제품 등 여러 팀이 함께 의사결정할 수 있는 재료를 만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Q. BD나 CS와는 어떤 식으로 협업하시나요?
“BD, CS와는 한 팀이 되어 계속 같이 움직입니다.
BD가 병원에서 고객이나 파트너를 만나면서 시장의 반응과 니즈를 가져오면, 그에 맞는 피칭 메시지나 자료를 같이 고민합니다.
어떤 시장에서는 임상 근거가 더 중요하고, 어떤 병원에서는 환자 설명 자료가 더 필요하고, 어떤 파트너에게는 제품 도입 시나리오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CS와는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질문이 나오는지, 병원에서 사용이 막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리플렛, 가이드, 보고서, 교육 자료의 방향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마케팅이 책상 위에서 메시지를 만드는 역할이라면 금방 한계가 생기더라구요.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서 고객 설득에 쓰일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Q. B2B 중심으로 일하다가 B2C 메시지까지 다루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가장 크게 느낀 건 같은 가치라도 대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의료진에게는 근거와 구조가 중요하지만, 일반 대중이나 환자에게는 이해와 안심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같은 AI 점수나 리포트라도 의료진에게 설명하는 방식과 환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는 말씀이죠.
다만 환자향 메시지를 고민해본 경험은 B2B 메시지를 만들 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의료진도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개념을 이해 가능한 언어로 바꾸는 감각은 의료진 대상 마케팅에서도 중요하고, 제품이 실제 진료실에서 쓰이게 만드는 데도 필요합니다.”
Q. 앞으로 더 강화하고 싶은 마케팅 영역이 있다면요?
“앞으로는 임상 근거와 시장 메시지를 더 촘촘하게 연결하는 일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좋은 연구 결과나 제품 데이터가 있어도, 그것이 고객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메시지로 정리되지 않으면 실제 설득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또 학회, KOL 네트워크, 연구 협력, 경쟁사 분석, 국가별 시장 조사와도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어떤 근거를 확보해야 시장에서 더 설득력이 생기는지, 어떤 질문에 답해야 의료진이 더 신뢰할 수 있는지, 어떤 시장에서 어떤 메시지가 통하는지를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가고 싶습니다.”

Q. 어떤 분이 카이헬스의 마케팅 역할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헬스케어나 의료 AI를 단순히 어려운 산업으로만 보지 않고, 그 안에서 고객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파고드는 분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제품을 빠르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언어로 설명되어야 하는지를 계속 고민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 팀과의 협업을 피할 수 없습니다. BD, CS, AI, 제품, 디자인, RA와 계속 소통해야 하고, 각 팀이 쓰는 언어를 외부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야 합니다.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복잡한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카이헬스의 마케팅을 통해 만들고 싶은 변화가 있다면요?
“IVF에는 이미 여러 가지 add-on이 있습니다.
배아 배양, 이식, 환자 상태 평가처럼 각 단계마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추가로 고려되는 선택지들이 있고, 병원과 환자는 그 안에서 다양한 정보를 참고합니다.
저는 Vita Embryo도 학회에서 한 번쯤 보이는 새로운 AI 제품이나, 환자 입장에서 ‘병원에서 권해서 듣게 되는 낯선 옵션’ 정도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배아 평가와 이식 우선순위를 고민할 때, 의료진이 자연스럽게 AI 분석 결과도 함께 참고해보고, 환자도 내 배아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이해하는 위치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목표는 Vita Embryo를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배아 선택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참고 기준’으로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의료진에게는 임상 근거와 워크플로우 안에서의 활용 가치를, 병원에는 환자 상담과 서비스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환자에게는 어려운 배아 평가 과정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Vita Embryo가 IVF에서 ‘있으면 좋은 옵션’을 넘어, 배아 평가를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함께 언급되는 의료 AI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장의 인식과 언어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