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T-A, 유산은 줄었는데 생아출산율은 낮았다?

PGT-A는 배아의 염색체 수를 확인해, 염색체 이상이 없는 배아를 우선 이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검사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임신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골라 이식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이식을 줄이고, 특히 유산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실제 IVF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질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영국 HFEA에 등록된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IVF 치료 111,975건을 분석했습니다.
한 번의 난자 채취 이후 해당 난자에서 만들어진 배아를 이용한 이식 결과를 모두 추적했고, 이 가운데 2,243건에서 PGT-A가 시행됐습니다.
환자의 연령, 난임 원인, 이전 IVF 경험, 난자와 배아 수, 치료기관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 결과를 비교해보니,
PGT-A를 시행한 군에서는 첫 번째 배아이식 후 생아출산 가능성이 더 낮았습니다.
한 번의 난자 채취 이후 이어진 모든 배아이식 결과를 합쳐서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PGT-A 시행군의 누적 생아출산 가능성은 일반 IVF군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임신이 된 이후의 유산은 PGT-A군에서 더 적었습니다.
즉, 이번 연구에서는 한쪽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다른 한쪽에서는 반대 방향의 결과가 함께 나타난 셈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실제 배아이식까지 이어지지 않은 치료가 PGT-A군에서 훨씬 많았다는 점입니다.
PGT-A군에서는 약 48%가 첫 치료 주기에 배아이식을 하지 못한 반면, 일반 IVF군에서는 약 5%였습니다.
배아를 보다 엄격하게 선별하는 과정에서 이식할 배아가 없어지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이식한 배아의 성공률’과 ‘한 번의 난자 채취에서 최종적으로 출산까지 이어질 확률’은 서로 다른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결과만으로 PGT-A가 생아출산율을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라 실제 진료 데이터를 뒤에서 분석한 연구이기 때문에, 어떤 환자에게 PGT-A를 시행했는지에 따른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분석 대상이 2014~2018년의 데이터인 만큼, 이후 달라진 검사 기술이나 mosaic embryo에 대한 판단 기준, 배아이식 전략 등을 현재 진료에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PGT-A의 효과를 볼 때 어떤 지표를 살펴봐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임신 후 유산을 줄이는 것과, 한 번의 난자 채취로 얻은 배아를 최대한 활용해 출산까지 이어지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 배아 선별 기술을 평가할 때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