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사용이 시험관 시술 결과에 영향을 줄까?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Fertility and Sterility에 온라인 공개된 덴마크 전국 등록자료 기반 코호트 연구는 바로 이 질문을 다뤘습니다. 연구에는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난임 치료를 받은 여성 44,542명과 총 123,146건의 배아이식 데이터가 포함됐고, 연구진은 배아 이식 시점의 항우울제 복용 여부에 따라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배아이식 시점의 항우울제 복용 여부는 임상임신이나 생아출산 가능성을 유의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현재 복용 중인 경우와 최근 복용을 중단한 경우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항우울제 사용이 치료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종종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번 대규모 실제 진료 데이터에서는 항우울제 사용 자체가 시험관 시술 성과를 의미 있게 낮추는 요인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건, 진료 현장에서는 자주 고민하게 되지만 명확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험관시술 과정에서는 정신건강 치료 여부가 환자의 불안, 상담 포인트, 예후 설명과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과는 항우울제 사용만으로 예후를 자동적으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다만 이번 결과를 해석할 때는 몇 가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무작위 대조시험이 아닌 관찰연구였고, 항우울제 사용군 역시 경도에서 중등도 수준의 우울 증상을 가진 집단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따라서 실제 상담에서는 약물 사용 여부만 따로 떼어 보기보다, 각 환자의 전반적인 임상적·심리적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접근이 여전히 중요하겠습니다.